열두시가 지났다.
할머니는 링거를 꽂은채로 침대를 일으켜
다소곳이 앉아계신 채였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그래 성범이 왔나."
또박또박한 어조였다.
몇년전 할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회복하시는 과정에서 다소 말투가
어눌해 지셨는데, 몇년만에 할머니의
진중한 어조를 듣자니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흘렀다.
"예,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접이식 의자를 드르륵 끌어와
앉으며 할머니께 인사를 건넸다.
"아범아, 성범이 어멈 데꼬 잠시 나가있다 온나."
아버지 역시 적잖이 놀라셨는지,
별 말씀 없이 머리를 긁적이시며
주무시고 계신 어머니를 흔들어 깨웠다.
"여보, 여보. 일나봐라."
잠에서 깬 어머니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할머니를 번갈아 보신다.
"아이고 범아, 언제 왔노?"
하품을 하시며 일어서신다.
눈웃음을 지으며 금방요. 라고 대답하니
아버지가 어머니께 문을가리키며 잠시
나가자는 뜻을 전하셨다.
"어머이, 그럼 요앞에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