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이따금씩 느껴지는 따끔함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시야의 구석으로 고개를 돌리니 벌써 테이블의 중간 이상을 침범한 맥주캔들이 눈에 아른거렸다.
대체 얼마나 마신 거지? 모르겠다. 여덟 번째로 캔뚜껑을 따고 나서 세는 걸 그만뒀다.
“하아…….”
숨결로부터 묻어나온 화끈함에 귀 끄트머리부터 감각이 몽롱해진다.
다시 맥주를 들이켰다. 별 의미는 없었다.
“으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걸까.
시야가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눈을 비볐다 뜨니 머리 위에서 편의점 간판이 여러 차례 깜빡이고 있었다. 취기 탓에 착각한 걸까. 갑자기 술맛이 뚝 떨어져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를 휘청이며 걷기 시작했다. 이 지독한 술 냄새를 집에 사는 두 여주인들에게 어떻게 변명할 지 고민하다 보니 금새 집으로 가는 지름길에 다다랐다.
빛을 모두 집어삼킨 듯 어두컴컴한 골목길. 사방이 어두웠건만 이 골목길은 특히나 그랬다. 기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