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에 띄워진 글자가 짧게 명멸했다.
의자에 몸을 파묻으며 하루 동안 묵은 한숨을 내뱉었다. 500원짜리 싸구려 캔커피를 목구멍에 흘려 넣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꼬박 밤을 새서 쓴 게 이건가…….”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들어 올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싼 맛에 구매한 검정색 노트북과 이리저리 널린 인스턴트 식품이 제일 먼저 보이고, 원점으로 돌아와 꼬질꼬질한 몸 상태가 보였다. 며칠 동안 씻지 않았더니 땀과 온갖 노폐물들이 뒤섞인 악취가 진동을 했다.
“크으.”
당장에라도 옷을 벗어 던지고 욕실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멀쩡한 옷을 쓰레기 더미 위에 버리는 취미는 없었으니까. 찌뿌둥한 몸을 움직여 쓰레기들을 방 한구석으로 치워냈다. 쓰레기들은 참 일관성 있었다. 하나같이 컵라면, 3분 요리, 도시락같은 인스턴트 식품들 뿐. 완벽한 백수의 모습이 아닌가.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리려다, 그것들 사이에 삐죽 튀어나온 무언가에 시선이 꽂혔다.
붉은 머리칼의 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