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늑대는 보통 30년 이상을 살지 못했지만 로브는 달랐다. 예언사가 말하길, 그는 이미 30년을 살고도 4년을 더 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젊은 늑대들과 비교했을 때도 털의 윤기라든지 근력이나 순발력이라든지 하는 면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이제 막 20년째에 들어간 블랭카가 간혹 날 태우지 않고도 다른 어린 늑대들에게 추월당하곤 했는데도 말이다.
예언사가 등에 맨 가죽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안에서 붉은 실타래를 꺼냈다. 난 실타래를 받아들고 조용히 새끼손가락 손톱으로 왼쪽 눈동자를 살짝 찔렀다. 처음엔 손가락에 반사적으로 눈이 감겨버렸지만 수 백 번을 반복하니 익숙해져서 이제는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찌를 수 있게 되었다.
오른쪽 눈을 감고 왼쪽 눈으로만 들판을 보았다. ...물리력을 지니지 않은 붉은 실들이 눈 덮인 들판을 가득 메워 마치 불은 카펫 위에 올라가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마을 몇 개를 합쳐놓은 것 보다 큰 광활한 카펫 말이다. 나는 실들 중 유난히 조금 더 붉은 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