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에는 북적거렸지 않을까 싶은 버려진 도심 광장. 보이는 거라곤 모래더미에 반쯤 모습을 가린 부서진 건물정도 뿐. 누군가 더위를 못 참고 혓바닥을 내민 채 땅바닥을 기고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런 황무지에서 괜히 까불대다 여자한테 뺨맞은 남자란 아마 이 세상에 나밖에 없을 것이다.
단단히 삐진 듯 내게서 한참 거리를 띄어 걷는 소녀. 불안한 마음을 풀려는 생각에 간단한 유머 몇 가지 내뱉었을 뿐인데, 고작 그런 걸로 저리 반응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아휴. 저 다혈질 소녀에게 지금 무슨 말을 하든 소용없겠지만 무심하게 한 마디 때어본다.
“레니, 미안하다니까!”
“...”
돌아오는 건 역시나 묵묵부답.
글쎄다. 상황이 나빠질수록 주위를 긍정적으로 봐야한다고 내게 가르친 아버지가 잘못한 걸까, 아니면 장난스레 한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짜증내는 저 어리숙한 소녀가 잘못한 걸까. 하여튼 내 잘못은 아니다. 아무렴. 나는 낙천적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전투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