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에게 필리엄을 소개하고 마트에서 벌어진 일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나니 그녀는, 별꼴을 다 당했네, 하고 말하면서도 개의치 않은 듯 입을 쭈뼛 세웠다. 앞서 둘이 얘기한 바도 있고 해서, 그런 표정을 짓는 이유는 알고 있다. 십칠 년간의 우정이 그리 얕은 건 아니라는 거겠지.
레니가 필리엄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기우와는 다르게 두 사람은 마치 오래전 친우를 만난 것처럼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그럼 북쪽에서 내려오신 거예요?”
“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북동쪽에서 남쪽으로. 사실 말이다. 이 세상에 나만큼 어딜 많이 떠돌아다닌 사람은 없을 거야. 한때 머물기도 했지만 모토는 떠돌이거든.”
“와. 그럼 그건 사실인가요? 우리 그룹 안에선 북쪽에 재건된 도시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있거든요. 그 소문이 사실인지 항상 궁금했어요.”
“북쪽에 재건된 도시?”
필리엄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 보였다.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직접 가본 적은 없어. 아무래도 언젠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