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은 상담가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던 것이 맞물려 어렵사리 잡은 직장이다. 담당은 가정이나 학교와 연계된 곳이며 10대들이 주요 고객층인데, 이들은 멜로디 인형처럼 항상 같은 말을 되풀이 해 댔다. 가정불화로 인한 방황이라던가 왕따 문제, 진로 및 성적문제, 이성 문제 등등을 수도 없이 상담했다. 심지어 ‘패턴 별로 답변을 제시한 테이프를 만들어 틀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가장 큰 문제는 이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부터 의욕이 없지는 않았다. 내게 상담받은 학생들과 사적인 연락을 취하기도 하고. 여차하면 금전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집에 가기 싫다는 학생과 내 집에서 함께 살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은 이 일이라는 게 사람을 A, B, C, D, 같은 유형으로 분류해서 '넌 이거니까 이렇게 해야 해. 넌 저거니까 저렇게 해야지.' 하는 정도의 선에서 완벽하게 수행되었으니, 그 이상의 감정을 담는다거나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볼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