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반지
내게는 반지가 하나 있다. 그것은 우리 사이에서 '망각의 반지'라 불렸다. 원래 내 것이 아닌 영준이의 반지였다. 코카서스 산맥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쇠사슬을 갈아 만들었을 법한 투박한 디자인의 반지는 보기와 달리 꽤 이름 있는 공방에서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졌는데, 손가락 한 마디를 잡아먹는 넓고 평평한 겉면에는 까맣고 정갈한 궁서체로 이렇게 쓰여 있다. '忘却'
아무리 생각해도 독특할성싶은 이 반지가 녀석의 손가락에 끼워진 이유는 녀석의 애인이었던 민지 때문이다.
그녀는 소심하기 그지없는 녀석의 가슴에 불타는 첫사랑을 심어놓고 돌연 이별을 선언했다. 그녀는 보기 드문 미녀였고 그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반반한 얼굴값을 했다는 말이다. 녀석은 그런 그녀와 사귀면서 물심양면으로 성실히 '얼굴값'을 댔지만, 끝내 헤어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