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씨는 동이 틀 무렵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해 점심 즈음에나 덩그러니 정자가 세워진 낭떠러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내용물이 부실한 기본 김밥과 메밀차로 식사를 마친뒤 낭떠러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이 정도면 확실해."
그는 유서를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본 뒤 빠진 부분이나 감정적인 묘사 없이 덤덤한 투로 적힌 유서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쓴 유서는 본인이 보기에도 참혹했다. 마치 난 불쌍한 놈이요... 하고 광고하는 것 같았고
두번 째 유서는 마치 세상에 대단한 한이라도 품은듯이 보였다. 몇 회의 시행착오 끝에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유서를 만들 수 있었고 그는 유서를 잘 잘 접어 가방에 넣고,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가방을 정자의 기둥에 단단히 고정했다. 정자의 난간 끝에 걸터앉은 그는 생각에 잠겼다. 그는 불효자였다. 이름과는 달리 조용한 삶과는 아예 인연이 없었다.
중학교때 술과 담배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본드와 마약 등 안 해 본 것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