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도록 성제는 늦게까지 흙을 빚고 있다. 최근 슬럼프를 겪는 듯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하나도 빚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
성제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는 긴 한숨을 토해냈다. 이윽고 갓 초벌한 백자를 저 멀리 힘껏 집어 던졌다. 백자는 두꺼운 황토벽으로 이뤄진 가마에 부딪혀 조각났다.
성제는 옆 책상에 놓여진 액자를 집어 들었다.
액자속 사진에는 등 뒤로 넓은 절벽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성제와 성제보다 좀 더 어려 보이는 작은 체구의 앳된 여인이 서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
잠시나마 사진을 바라보며 사진 속 여인과의 회상에 젖어있던 성제를 깨운 것은 시끄럽게 울리는 벨 소리였다. 성제는 작업용 앞치마 주머니 속을 뒤져 휴대폰을 급히 꺼내었다 수신자를 확인하고는 두세 번 벨이 더 울린 후에야 통화버튼을 눌렀다.
“어....야! 안성제 나야.”
어눌한 말투에 콧소리가 섞인 음성이 새어나왔다. 음성의 주인공은 그의 15년 지기 친구이자 에이전트인 김희종이였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