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엄마 이름은 별이에요?"
"응 그건 너희 할아버지가 별을 좋아했기 때문이란다. 맑스야."
살면서 이름에 딱히 불만을 품은적은 없었다. 오히려 좋아했을까? 전교생 그 누구도 'ㄺ'받침이 들어간 이름이 없었다는 점이 약간 마음에 들었다. 책에도 실내화에도 풀네임 대신 'ㄺ'라는 글자를 이니셜 처럼 큼직하게 쓰고 다녔다. 친구들도 내 이름에 호감 섞인 관심을 보였다. 다만 선생님들은 내 이름을 부를때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짓곤 했다.(특히 사회선생님)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즈음 한 아이가 '맑스 평전'이란 낡은 책을 빌려와 내 앞에 들이밀었다. 털복숭이 남자와 주둥이만 수염을 기른 남자가 나란히 찍힌 사진, 열 두 해를 살아오면서 가장 충격적인 삶의 비밀이 들추어진 순간이었다.
"엄마 왜 내 이름은 맑스에요?"
나는 벌개진 눈으로 따지듯 물었다.
"그건... 아빠한테 물어보렴."
엄마는 소파에 엎드려 배를 긁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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