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까?”
“아니, 괜찮아.”
짧게 대답한 연이는 운동복까지 접어 커다란 여행용 가방 위로 툭 던졌다.
“……정말 짐을 싸야겠어? 내 말은, 첩자가 잡히면 다 헛수고가 될 텐데 안 해도 될 일을 괜히 하는 거 아냐?”
“가만히 있으면 에리카가 또 와서 개소리하잖아.”
연이는 이를 뿌드득 갈며 수건을 아무렇게나 뭉개 옷가지 위로 패대기쳤다. 그녀는 어제 점심때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치가 떨렸다. 방에 난데없이 쳐들어온 에리카가 여태 학교를 나갈 준비를 마치지 않았냐고 고래고래 소리쳤던 거였다.
“언니가 퇴학당한다는 건 말도 안 돼요!” 아이린이 분개했다. “차라리 페이토포스 오빠에게 말해 봐요. 오빠는 단장이잖아요!”
“페이토포스는 할 만큼 했을 거야. 이 이상 번거롭게 할 순 없어.” 연이는 가방을 들어 침대 위로 던졌다. “어차피 나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잖아.”
연이는 가방을 들어 책상 위에 올렸다.
“그러다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해? 나랑 아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