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서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럴 리가 없다.' 서향 아파트에 아침부터 해가 들 리 없었다. 베란다 창문에 해가 드는 것은 대낮과 저녁뿐으로 '아침 햇살'과는 인연이 없었다. 나는 숙취가 가시지 않은 눈으로 베란다를 응시했다. 눈부시게 빛나는 해가 보였다.
두 가지 추론을 했는데, 첫째 해가 서쪽에서 떴다. 둘째 내가 잠든 사이 아파트가 동향으로 위치를 바꿨다. 후자가 좀 더 높을 가능성이 있었으나 15층짜리 아파트가 하룻밤 사이에 위치를 바꾼다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뭐라도 나올까 싶어 소파에 누운 채로 TV 틀고 뉴스에 채널을 맞췄다. 큼지막한 자막이 눈에 띄었다. '태양, 오늘 서쪽에서 떠'라는, 만우절 장난 같은 문구. 모 대학 천문학 교수를 비롯한 남녀 아나운서가 진지한 분위기에서 말을 주고받았다.
"서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지동설에 오류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서 교수는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우주관이 담긴 역법서와 조선 세종대의 칠정산,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