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강 위를 조심스레 걸었다. 얼음 위는 워낙 미끄러워 한 걸음, 한 걸음에 많은 신경을 쏟아야 했다. 쌓인 눈을 걷는 것만큼이나 체력이 소모됐고 긴장감이 더해지자 평소보다 빠르게 지치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내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았군.”
강을 반쯤 건너왔을 때,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아무렇게나 자라난 수염이 꿈틀거렸고 밝은 곳에서 가까이 보니 30대 후반이 좀 넘어 보이는 외모였다.
“물어봐도 될까요?”
“물론이지. 이젠 같은 팀이니까.”
‘같은 팀’ 유정아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나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음… 워커라고 부르게. 애드 워커.”
“본명이 애드 워커입니까…?”
“본명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무너진 문명사회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공통된 특정 인물을 떠올리기에 제일 빠른 방법은 이름이란 사실이지. 기억하기 쉽고 인상 깊은 이름이 중요해. 술주정뱅이 병뚜껑이든, 부러진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