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도 떠오르지 않는 그 모습. 나는 처음에 무엇을 떠올리려 했는지 조차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저 상념이 떠오르는대로 머릿속을 채워 나갈 뿐, 딱히 이렇다할 목적의식을 가지고 기억을 쫓아가진 않았다. 나는 열 아홉의 나를 떠올리고, 스물의 기로에서 소여리를 떠올리고, 다시 열 아홉의 나로 돌아와 눈을 떴다.
열 아홉의 나는 산티아고에 서있었다. 마치 푸른 창공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마음이 붕 떠있는 느낌이 들면서도 설렘이 가득했다. 등 뒤에 졌었던 백팩의 무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설레는 마음이 산티아고에 내려앉은 어린 나를 높이 날려주는 기분이었다. 그 어렸던 나는 어땠었길래, 스물 다섯의 내게 짐이 되버린걸까. 그때의 세상을 짊어졌던 내가, 이젠 더욱 성장해버린 나에게 짐이 되어버렸다.
나는 잠시 눈을 감은 그대로 계단에 앉았다. 눈을 감은 상상의 나래에서는 여전히 열 아홉의 내가 산티아고를 걷고 있었다. 상상속의 나였으나, 그 어린 나는 조금 걷다 지치기도 했고,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