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이른 새벽. 나는 불 꺼진 고아원을 조심스레 걸어 나왔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싸늘한 한기에 몸이 으쓸하게 떨려온다. 겨울의 마지막 미련이 떠오르는 해를 피해 달아나고 있었다. 나는 고아원을 등지고 걸어나갔다. 오늘은 2010년 3월 2일 내가 고등학생이 되는 날이다.
얼마 걷지 않아 내가 다녔던 중학교가 보인다. 기억 중 선명한 기억은 언제나 극단이다. 아주 좋거나 혹은 아주 나쁘거나. 미망은 끈적하게 감싸여 오는 세이렌의 구슬픈 울음소리로 변해간다. 그리고는 폭력으로 점철된 골목 구석 구석에서 스물스물 기어 나와 내 목덜미를, 내 팔을, 다리를 잠식해 온다. 나는 목덜미를 스쳐 지나가는 익숙함을 뿌리치며 골목 어귀를 뛰어 달아났다. 역을 지나고 다시 시내를 지나갔다. 사거리가 나왔다. 익숙한 우측 풍경에는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갔어야 하는 공업고등학교가 보인다. 나는 심 선생님의 말처럼 했다.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걸었다.
“역 지나서 다음 큰 사거리에서 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