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문을 박차고 나가자 그 옆에 케플레르는 없었다. 대신 쪼그려 앉아있기는커녕 안쪽이
잘 보이지도 않는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어 살피고 있던 모양새였다. 내 돌발적인 행동에
놀랐는지 몸을 움찔거리며 뒷걸음치다가 연석에 발이 걸려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어댔다.
“아얏!”
손이 까졌는지 잠깐 인상 쓰고 제 손을 들여다보다가 황급히 그 손을 감추며 내게 반 댓
손을 내밀어 아니라는 듯이 휘저어댔다. 그 녀석은 아픔을 감추려는 건지 아님 창피함을 감추
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내 손에 들린 묵직한 스패너를 보고 기겁한 건지 어색하게 웃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꼬락서니였다.
“이건 그러니까─”
“닥쳐.”
“네…”
또 시무룩해져선 입술을 쭈뼛 내밀었다. 젠장, 헛것이 보였나. 순간 그 녀석의 모습에 보이면
안 될 것이 겹쳐 보였다. 전혀 닮지도 않았다. 완전히 다른 생김새를 했지만 왜 케플레르의
얼굴 위로 그 아이가 보였던 거지? 잠시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