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리처드! 이거 봐봐.”
맞다. 2세대 여성형 로이드와 단둘이 데이트를 하고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안쓰러운 표정이나 경멸하는 눈빛을 보낼 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녀석은 다른 이들의
눈에 사람으로만 보일 것이다. 실제로,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전혀 관심 없었다.
녀석은 형형색색의 물줄기를 뿜어대는 분수를 가리켰다. 다운타운의 중심지. 근처에 차를
세워놓고 잠시 바람 좀 쐴 겸 나왔더니 녀석의 개방정에 오히려 체력 소모만 극심해졌다. 뭐,
목적지에 가는 길이기도 하니 긍정적으로 마음먹고 난 일행이 아닌 척 녀석을 지나쳐 걸었다.
“어디 가는지 말은 해줘-”
어느새 내 옆에선 케플레르는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장난스럽게 말끝을 늘어뜨렸다.
“네 옷 사러.”
난 귀찮아서 트렌치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짧게 대답했다. 녀석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추켜 뜬 눈깔을 이리저리 굴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