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면 저것을 쓰러뜨릴 수만 있다면 전쟁도 끝난다는 말이겠지?”
“우리는 질서를 수호하는 일족, 세계가 순리를 되찾는다면야 전쟁을 지속할 이유가 없지.”
“질서라…”
나는 말끝을 잡아 길게 늘어뜨렸다. 이 지경에서도 잘도 운운하는구나. 돌아올 수 있는 선은 진즉에 넘어섰는데도.
당장 저 바벨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전 대륙을 휘감은 전쟁의 겁화는 한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을. 종의 종속을 건 총력전 끝엔 승자와 패자만이 남겠지. 그게 어느 쪽이던 간에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몇 세대를 거듭하지 않는 이상에야, 아니 설령 그렇다하여도 뿌리 깊게 박힌 불신과 증오의 늪은 더욱 더 깊어져만 갈 터.
더불어 플레이어의 존재도 간과할 수 없었다. 그들의 근간은 다른 세계를 기반으로 하기에, 그들이 불러올 파란은 분명 세계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지. 허나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던 간에 앞서 단정 지어야 할 것이 있었다.
“플레이어는 이미 이 세상에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