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요를 감지한 이엘은 혼란을 잠재우고자 첨언했다.
“내 비록 내게 모든 걸 말해주진 못하지만,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게 도와줄 순 있다.”
“또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너무 탓하진 마라. 시국이 이 지경에 이를 줄 누가 알았겠느냐. 애초에 너만 아니었어도 바벨은 싹을 틔기도 전에 끝났을 터다.”
“그럼 이게 내 탓이라는 거야? 대전이 격화되기 전에 사신이라면 나도 진절머리 나게 보냈어. 그걸 싹 다 무시했던 게 누구였는데.”
나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그녀에게 되레 면박을 줬다. 이엘은 이에 개의치 않고 또 다른 핑계거리를 꺼내들었다.
“허면 이 사안을 말 한다 한들 너희가 믿었겠느냐?”
“믿던 믿지 않건 시도라도 해봤어야지. 그러면 최소한의 여지라도 있었을 거 아니야!”
“참 속편하게 말하는군.”
이만 됐다, 그만하자. 점점 감정싸움으로 번져가는 모양새에 이엘이 먼저 선을 그었다. 기가 찼지만 나로선 별 도리가 없었다. 지난 앙금을 들먹인다 한들 상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