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이 대답하기도 전에 다음 칸 열차에서 다시 군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빗발치는 총성의 메아리는 겹쳐지며 요동쳤고 열차를 울리는 진동에 청각 세포들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머리를 울리는 두통과 고막을 짓누르는 귀울림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몽롱한 정신 속에서 사이코 일행은 적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방독면을 통해 드나드는 숨이 거칠어진다. 서로를 맞추지 못한 총알은 열차 내부의 벽면에 부딪히며 흩어지고 잠들어 있는 사람들의 피부를 꿰뚫었다. 열차 바닥이 질척거릴 만큼 피 웅덩이로 고여갔다. 시체는 쌓여갔고 총구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만 서로 돕도록 하지. 그 이후에는 서로 일에 참견하지 말자고.”
무명은 방독면에 묻은 피를 소매로 닦아내며 말했고 사이코는 탄창을 재장전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거야 이쪽이 바라던 바지.”
그들은 능숙한 움직임으로 자세를 낮추어 전진했다. 전방을 향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