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저 멀리로 조각배 하나가 떠다니고 있었다. 바람을 잃은 돛은 희미하게 흐물거리고 새하얀 포말만이 배 뒷꽁무니를 좆고 있었다. 바다를 모르는 어린 섬사람 하나가 모는 배. 그 배 하나만이 망망대해를 거닐고 있다.
목적지는 바다 저 너머로 아득한 곳. 섬을 떠나온 지도 어느덧 이레였다. 끝내 바람마저 멈추는 곳이라고 들었으니 목적지까진 머지않았을 터였다.
소년이 작살을 들어야하는 이유도 짠내나는 바닷바람에 섞여 돛 끝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앞으로 마흔 하고도 이틀의 나날동안은 해류만을 믿고 나아가야했다. 혹자는 바람 한점 없는 곳에 어찌 해류가 있겠냐고 묻겠지마는, 신묘하게도 물길이 도는 탓에 뱃사람들은 일찍이 그 곳을 신역으로 삼았다.
소년은 할 것이 없으면 작살을 갈았다. 날이 닳다 못해 없어진 것도 벌써 두개나 되었다. 제 감정을 죽이고 기억을 지우기 위해 그리고 마침내 단 한가지의 목적을 위해 제 자신과 날을 깎아낸 것이다.
신을 죽이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허나 불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