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뭇한 종소리에 익숙해져버렸다. 화단에 핀 흰 꽃은 모두 꺾여버렸다. 시오네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지만 왠지 가슴이 미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했다. 부하가 죽은 건 무능한 상사의 책임이었다고. 검은 경찰제복을 입고 왔다면 해야 할 말이었다. 하지만 그냥 나와버린 것이다. 담담한 채 목례를 하고, 아무 말 없이 나와버린 것이다.
겁이 많은 그는 두려웠던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잘못이라 따지지 않겠지만, 혹시나 단 한명이라도 나를 원망한다면. 손에 들린 모자의 계급을 가렸다. 비겁하게. 뭘 향하는지 모를 분노로 몸이 떨렸다.
텅 빈 하수구 아래를 쳐다보다가, 시오네는 전화를 받았다.
“선배님? 바로 와주셔야겠는데요.”
“나 지금 어딘지 몰라?”
신경질적으로 말했지만 실은 반가웠다. 일을 핑계로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그게... 아무래도 저는 못 하지 싶어서요. 살인이긴 한데 이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