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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에 물방울이 톡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한방울, 한방울 씩 떨어지기 시작한 비는 순식간에 소나기가 되어 발 아래를 적셨다. 지하의 공장지구에서 나오는 뜨거운 증기와 기름때 냄새가 비와 섞여 후덥지근 하면서도 축축한 기분 나쁜 감각을 만들어냈다.
더스크 사의 개인 방호 화기를 광고하던 광고판도 빗방울이 들이치며 홀로그램 영상을 망가뜨려 결국 광선간섭식 전광판을 닫아버렸다. 안그래도 새까맣고 어두운 도시가 대형 광고판의 조명마저 없어지자 더욱 어두워진 느낌이었다. 빌딩숲이 하늘을 가려 비구름이 어느정도로 끼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데, 이 비는 또 언제까지 이어질련지.
“뭐해? 나갈 준비 해야지.”
벌써 조그마한 웅덩이를 만들어버린 소나기를 보며 인상을 쓰고 있는 에릴에게, 누군가 뒤에서 쏘아붙히듯 말했다.
“비 오는데 지금 나갈거야, 에이사?”
“계획을 도중에 습관적으로 바꾸는건 좋지 않아.”
가방을 하나 챙겨 가게를 나선 에이사가 문을 걸어 잠그고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