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태양이 그의 검은 머리를 비췬다.
그가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푹- 푹- 하고 꺼지며 소름 끼치게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발가락을 우겨넣고 다시 토해내기를 반복한다.
그의 낡은 옷은 과거형으로만 존재할 뿐 이미 흔적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그의 시야에서 잿빛 아지랑이가 작은 먼지 입자와 함께 하늘로 기화한다.
마치 오래전 자신과 같은 방랑자의 유골에 남았던 조악한 영혼 입자들이 그의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라도 하는 듯이,
그들의 눈과 입이었던 형체가 공기로 부서지고 뜨거운 태양의 원동력이 된다.
지옥이라면 이곳일까.
동공을 핥는 역겨운 태양의 혓바닥을 자르기 위해 눈을 감았고, 발목을 끌어안는 망령들을 뿌리치기 위해 이족보행을 포기했다.
그렇게 영겁의 시간이 흐르고 정신을 놓아버린 그는 기묘하게 차가운 벽에 처박혀 사정없이 굴러 넘어진다.
모래가 잔뜩 껴 제대로 떠지지 않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