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여름 햇살이란 잔뜩 몽롱해지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는 것이었고, K는 기지개를 쭉 폈다. K의 눈을 가득 메우는 것은 새파란 하늘이었고, 눈을 감으면 검붉은 눈꺼풀 안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K는 눈을 감은 채로 검붉음 속 지렁이들이 꼬물꼬물 기어가는 것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면 세상이 지금 이대로 멈춰버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살 속에서 K는 바닥에 엎지른 소프트콘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고, 세상의 모든 더러운 것들은 일광소독을 하고 있었다. 지렁이는 늘 시야 바깥으로 흩어져 찾을 수 없게 되었다. K는 곧 지렁이 보는 것을 포기하고 무감각한 상태로 멍한 채였다. 그러기를 한동안. K는 별 생각 없이 눈을 떴다. 그리고 깜짝 놀라 허둥지둥했다. 없어야 할 것이 있었다.
거꾸로 된 아이의 얼굴이 그의 시야 거의 2/3를 가리고 있었다. 6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였다. 볼은 빵빵하고 귀여운 얼굴, 짧은 머리에 노란색 티, 청반바지에 펭귄 캐릭터 신발을 신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