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2
병원의 1층 대기실, 늦은 시간이지만 최소 인원의 대기자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천정의 불이 켜진다. 구석의 작은 약국과 식당, 카페 등의 불은 꺼져있고 대기실 근처의 조명만 켜져 있으니 어째 이용객들을 환영해주는 분위기다. 가장 뒷 열의 끝 의자에 앉아있는 박씨와 아비게일은 심각한 표정으로 서로의 휴대폰과 랩톱의 화면을 보고 있었다.
아비게일은 노트북으로 병원의 인트라넷에 접속해 일정을 수정하고 있었다.
“그거 진짜 하려고?, 걸리지 않을까? 적어도 다른 의사나 간호사들에게 부탁할 수도 있잖아.”
아비게일은 짜증이 잔뜩 난 표정으로 일정의 수정을 마치면서 받아쳤다.
“미쳤어? 누가 그런 부탁을 들어줄 거 같아?”
“그런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일을 직접 나서서 하겠다는 거야? 병원 서버를 해킹해 가면서까지?”
그게 위법한 일인 것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하고 있는 일은 해킹이라기보다는 높은 등급의 접근 권한을 이용한 월권행위라 부르는 것이 더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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