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글맞은 목소리. 냉소적이고 차가운 말투를 듣고 지태는 목소리의 정체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봤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자 SUV의 그늘 속에서 단정한 차림의 사내가 싱긋거리며 걸어 나왔다.
“오랜만입니다. 지태 씨. 잘 지내셨나요.”
목소리를 듣고 떨림이 어느 정도 진정된 현이가 지태의 뒤에서 머릴 내밀고 소리의 주인을 바라봤다.
“현이 씨.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정말로 죄송합니다.”
현이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바람에 방금까지 그녀의 안에 가득했던 공포심이 모조리 사라져버리는 걸 느꼈다.
“대체 여긴 어떻게!”
싱글거리는 사내는 가만히 선 채로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눈동자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는 영희가 죽던 날 단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던 박무송이었다.
“우연이 자주 겹치네요.”
방금 놀랐던 것도 있고 해서 현이는 무송의 능글맞은 태도가 심히 거슬렸다. 지태는 무송을 확인하고 나자 적대감은 상당히 거뒀으나 여전히 그를 주시하고 있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