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가 쏟아지는 자정이 넘은 시각, 다 큰 어른 둘은 굳이 편의점 밖 파라솔에서 컵라면을 마주하고 있다. 누군가가 이 광경을 본다면 분명 초라하고 딱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문득 내 모습이 자뭇 객관적으로 인식된다. 그 생각이 미치자 나는 주머니에서 고무줄 하나를 꺼내 머리카락이 국물에 닿지 않도록 얼른 뒤로 묶는다. 옆에 앉은 진상은 제 젖은 머리카락에서 컵라면으로 빗물이 떨어지는데도 아랑곳 않고 라 면을 휘젓고 있다. 김이 피어오르는 면발이 젓가락 사이에 뭉텅이로 들리더니 순식간에 그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입 밖에 남아있던 나머지 면들도 진공청소기와 같은 그의 입속으로 빨려든다. 그는 왼손으로 컵라면을 들어 국물을 들이켜고, 필요 이상의 국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입술을 앙다문다. 턱이 위아래로 몇 번 움직이더니, 볼록하던 그의 볼이 홀쭉해진다. 신기하게도 그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 다시 한번 젓가락이 컵 속의 면을 향한다. 일련의 과정이 두 차례 반복되자 그의 컵라면은 바닥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