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타고 지날 때에는 몰랐는데, 걸어서 육교에 다다라보니 그 크기가 상당하다. 일곱 차선의 널찍한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이 육교는 양쪽에 커다란 승강기까지 갖추고 있다. 이따금 볼과 목덜미를 훑고 가는 실바람이 좋아, 나는 승강기 버튼을 누르는 대신 계단을 오른다. 다시 시선이 위를 향하고, 육교의 난간에 맞닿은 하늘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나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태호가 사준 버지니아-슬림과 라이터가 잘 있는지 확인한다.
육교 위를 걸으니 바람이 한결 더 시원하게 불어온다. 빗물이 잔뜩 섞인 강물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며 도로의 매연을 말끔히 지운다. 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걷다가 육교의 가운데를 지날 즈음, 나는 멈춰 서서 주위를 살핀다. 왼쪽 오르막길을 너머 건물숲 사이로 노랗게 도드라진 63빌딩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롯데월드타워가 멀찌감치 우뚝 솟아있다. 매일 타고 다니던 마을버스의 높이에서 불과 몇 미터 높은 곳에 올랐을 뿐인데 이토록 풍경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