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크기에 비해 헐렁한 신발을 신고 걸음을 재촉하는 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이윽고 만사에 시큰둥한 듯 왼쪽 입술을 아래로 내린 표정의 간호사가 상의 주머니에 양손을 꽂은 채로 다가온다. 그녀의 짙은 갈색으로 물들인 단발머리가 경쾌하게 좌우로 흔들린다. 군데군데 어두운 붉은색의 머리칼도 섞여있다. 그녀의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은 지릿한 냄새를 온몸에서 풍기며 유분으로 뭉쳐진 곱슬머리를 한 나의 형색과는 근본조차 다르다며 주장하는 것만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작금의 나는 비상벨을 누를 만큼 조급하고, 인사나 주고받는 일은 서로에게 무용하다는 직감에 따라, 나는 그녀가 걸음을 멈추기도 전에 용건을 말한다.
「저기 선생님. 저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렇죠?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들으시는 거죠?」
간호사는 수액걸이에서 걸음을 멈추고, 내가 던진 질문을 알아들었다는 기색일랑 전혀 없이 그저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정맥주사의 주입속도를 조절한다. 그녀의 시선은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액에 고정될 뿐, 유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