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기괴하게 구부정한 거인이 손바닥으로 지태를 날려버리고 난 뒤 현이에게로 느리게 걸어왔다.
바짝 다가온 거인의 공포스러운 눈동자 앞에서 현이는 어느새 멎어버린 눈물과 지태를 보고 안절부절못했던 나약함을 뒤로 하고 힘이 빠져 주저앉을 것만 같은 다리를 붙들고 서서 버텼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훈련했던 순간을 계속해서 되뇌며 지태를 날려버렸던 것처럼 손을 들어 올릴 때 재빠르게 몸을 뒤로 피할 셈이었다.
‘아!’
예상대로 그것이 손을 바짝 치켜들자 현이는 이제 몸을 날리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다리에 힘이 차지 않았다. 현이는 겨우 주저앉으려는 것만 버티고 서서 거인의 손이 최고점에서 머무르는 걸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현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죽음이 떠오르진 않았다. 하루 온종일 겁을 집어먹고 불안에 떨었지만 지금은 죽음이 생생하지 않았다.
그것은 목전에 다다라야만 깨닫게 된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아직은 죽을 상황이 아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