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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도착 했는지 궁금하오.
당신이 잊고 간 목도리로 인해 찬 바람이 몸 속을 파고 들어 감기에 걸리지나 않았는지 내심 걱정이 되고.. 마땅한 술국이 없어 김치찌개로 속을 달래던 퀭한 모습이 떠올라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당신이 하얀 눈길을 헤치고 마당가에 서 있던 모습은 내겐 가슴 벅찬 떨림이었소. 난 순간 꿈을 꾸고 있나 싶어 당신에게 다가서는 게 망설여졌지요. 다가가는 순간 마치 녹아 버릴 환상인 것 같아서.
소리없이 내리던 눈은 아직도 그대로인데 당신이 머물던 서재에 한동안 남아있던 당신의 향기는 어느새 겨울바람이 모두 훑어 가 버리고 말았나 보오.
마당에 남아있는 당신의 떠나간 발자국 모양으로 당신이 이 곳에 왔었고 다시 떠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 뿐이라오.
목도리를 우편으로 동봉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기다림이 없어질 것 같아 동봉하지 않았어요. 부디 찬 바람에 감기 조심하길 바라오.
오두막에서 박설
정수가 이틀 동안 머물고 나서 서울로 올라온 뒤 박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