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작열하던 한여름의 태양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득바득 붉은 집착으로 세상을 붙잡으며 수평선을 넘어갔다. 겨우 볕이 한풀 꺾였으나 종일 달아오른 대지는 아직도 더운 숨을 훅훅 뱉어내고 있었다.
잠시 뒤면 오늘 또 하나의 작은 죽음이 찾아온다. 소녀는 모서리가 닳은 나무 마루에 걸터앉아 신발을 신었다. 부엌에서는 할머니가 저녁상을 설거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평화로운 세상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렇다. 점방 앞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아저씨들의 웃음소리나 어느 집에서인가 흘러나오는 고함소리. 물건 깨지는 소리. 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 귀뚜라미 우는 소리. 모든 소리는 몇 걸음만 떨어지면 스크린 속의 영화처럼 남의 것이 되고 만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긴장감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소녀는 가방을 변명거리처럼 어깨에 걸치고 일어섰다. 노을이 지는 어촌 마을은 마치 거짓말같다. 낮동안 바쁘고 시끄럽게 꿈틀거리던 모든 것들이 서서히 숨이 죽고 움직임이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