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장미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일어나기 힘든 날이었다. 시린 날이었다. 그래서 그랬나, 이불 속은 나를 더욱더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게 허용됐다. 어린아이처럼 몸을 웅크리면서 보호받고, 누워 어리광을 부리더라도 모든 걸 받아주었으니까. 그나마 아늑한 바의 문과 다르게 차가운 손잡이를 지닌 현관문을 손에 닿게 할 수밖에 없었다.
밖은 저번과 이어 한적한 거리에 조용히 눈만이 내리고 있었다. 희게 변한 거리는 겨울이 옴을 말해 주듯, 일찍 어두워진 하늘과는 다르게 보였다. 아직 6시가 미처 되지도 못했는데, 가로등에선 불빛들이 새어나왔다.
어느새 연말의 끝이 보이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휴일에도 마냥 쉴 수는 없었다. 가끔 함박눈이 이렇게 올 때면, 문득 옛 생각이 들어 향수에 잠기고는 했다. 추억에 잠기며 사는 것은 분명히 내 머릿속에 남아있지만, 잡히지 않는 허상과도 같았다. 어릴 때는 눈이 오면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눈싸움하거나, 눈사람을 만들었다. 따뜻한 털장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