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는 은황이 자신을 발견하자 웅크렸던 다리를 펼쳤다. 단단한 껍데기로 둘러쌓인 다리들은 복잡하게 굽어진 관절들을 펼치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다리의 뾰족한 말단부가 바닥을 딛으며 따각거렸다. 요괴는 거대한 게처럼 보였고, 놈은 몸을 비상구 위에 둔 채 긴 다리로 옥상의 절반을 뒤덮은 채 은황을 내려보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안 되겠어.”
“참으십시오, 아직은 안 됩니다.”
다리의 중심에는 게의 등딱지 아래로 북실북실한 털이 난 몸뚱아리가 있었다. 몸의 앞쪽에달린 두 개의 사람 머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머리 쪽이 짜증이 난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자, 갓을 쓴 오른쪽 머리가 엄하게 꾸짖었다.
“군자는 육욕에 휘둘리지 않는 법입니다.”
“으으, 힘들어. 빨리 해.”
오른쪽 머리에 달린, 눈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새빨간 구슬 두 개가 은황을 향했다. 놈의 턱 아래에 달린 짧은 다리들이 인사를 하듯 움츠러들었다.
“반갑소이다, 은황. 소인은 보룩이라고 하오. 그대를 데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