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고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도 결국 계절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기세가 꺾였다. 산비탈에 담요처럼 깔렸던 눅눅한 공기를 밀어내고 쌀쌀한 바람이 흘러들자 그제야 어둠은 제법 밤다운 향취를 풍겼다. 사방을 둘러봐도 민가의 불빛은 보이지 않는 깊은 산중이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산비탈을 소리도 없이 능숙하게 오르는 두 사람이 있었다. 혜공파의 가복을 입은 두 여인은 달빛도 닿지 못해 어두컴컴한 길을 마치 대낮처럼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었다. 가을이 되어 마른 낙엽들이 쌓여 있었으므로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남이 마땅했지만, 두 여인이 거침없이 내딛는 걸음에도 밤의 고요함은 깨지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언제부터 송가가 멋대로 나갔다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어?”
“무학사는 자비도량이니 예주님도 손님을 쫓아낼 수는 없으시겠지. 더군다나 친오빠의 죽음이니 잠시 들어와 장례를 치르는 건 하게 해 줘야지.”
“언니도 알잖아. 예주님은 은근히 차별한다니까. 은황이 걔, 몇 달 안 돼서 다시 사생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