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꽃이 막 피기 시작했을 때였다.
“여기 죽음에 이른 소녀가 있다!”
고요한 부처의 나라에 소녀가 왔다. 이곳의 주지인 나의 스승은 한 어여쁜 소녀를 등에 업고 청운교와 백운교를 건너 자하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빠르게 달려왔다. 나이를 가늠했을 때 과년에서 방년쯤 되어 보였다. 등에 업혀져 온 소녀는 사경을 헤매는 듯 깊은 잠에 빠진 채 옅은 숨을 쉬고 있었다. 피를 흘리고 있어 오래 쳐다보지는 않았다. 그는 소녀를 편안하게 눕히고 법망 높은 승려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소녀에게 깨끗한 물을 먹인 뒤 곧바로 약사경을 외기 시작했다. 큰 소리에 놀라 달려온 동자승들은 소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승려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소녀의 삶을 위해 약사여래께 간청했다. 나 역시 그녀를 위해 그리하고 싶었지만.
‘이미 바리공주가 멀리 인도했다.’
약사여래께서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마 살기 어려울 것이다. 육신도 혼도 지쳤다. 게다가 누군가의 염원이 소녀의 혼을 억누르고 있다. 어딘가 나와 비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