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물을 스치고 나는 물이 되어 흐른다. 흐르는 물은 다시 내가 되어 돌아온다. 나는 물이고 물은 나다. 모든 물의 흐름은 나를 향하고 나는 다시 세상으로 향한다. 내가 느끼는 건 오직 물뿐이다.
“너울 님, 뭐 하십니까?”
이번에도, 소녀가 다가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 아무 일 없다.”
소녀를 볼 때면 물에 비치는 햇빛이 떠오른다. 왜일까. 생각인지 감정인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너울 님은 제가 가는 곳마다 있으시네요.”
“내가 있는 곳마다 네가 오는 거다.”
소녀는 밝게 웃었다. 아주 밝게. 깊은 곳까지 보이는 바다처럼.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내 옆에 소녀가 있을 때면 한 개의 물줄기만이 흐른다. 이곳, 부처의 나라처럼 내 마음도 고요해진다. 그 물줄기는 오직 나에게만 흐르고, 마르는 법이 없다.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고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흐른다. 전에 이런 적이 있던가.
“너울 님도 벚꽃을 좋아하시나요? 벚꽃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소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