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에 몸을 숨긴 호정은 망태매치니의 뒤쪽으로 이동했다. 반대쪽에서 은황이 철조망 앞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보였다. 호정은 요괴의 방심한 등을 확인하고 팔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리고 은황과 함께 철조망을 넘으려는 찰나, 불길한 기운이 그녀의 뒤통수를 잡아당겼다.
호정은 주변의 지리를 살폈다. 공터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나 있어서, 진을 만드는 물건인 두름살들을 숨겨두기에 매우 좋았다. 더군다나 싸움터는 다름아닌 공터. 진이 기운을 발휘하기에 좋은 교과서적인 지형이었다. 실제로 호정은 외업에서 미리 진을 깔고 요괴를 기다릴 때 이런 지형을 선호했다.
‘여기서 진을 안 쓰면 멍청이지. 하지만 저 요괴가 진을 쓸 수 있을까?’
호정은 진의 유무를 가리기 전에 은황이 이미 공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쳐다보았다. 진이 있다 하더라도 어떤 진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려울 터. 가장 좋은 것은 진 안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호정은 부적 주머니에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황색 백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