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땅속으로 한 자쯤 내려앉아 있었다. 습기가 묻어난 사면의 돌벽에는 한때는 붉은 빛이었겠지만 이제는 더럽혀져 먹빛으로 변한 문양들이 어지럽게 그려져 있었다. 자별은 입구 옆 탁상에 놓인 물 담긴 사발에 보석 하나를 넣었다. 그러자 벽면을 덮은 문양들로부터 은근한 빛이 뿜어져나왔다가 사라졌다.
고문의 시작은 항상 봉인부터이다. 어느새 과거의 붉은 빛을 되찾은 문양들이 돌벽 위에서 미세하게 일렁였다. 습기의 결정체들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어 눅눅한 냄새가 코끝에 남았다.
자별은 꺼질 듯이 깜빡거리는 갓등을 손으로 붙잡아 알전구를 조절했다. 전구가 다시 안정적으로 불빛을 토해내자, 갓등 아래에 묶인 요괴의 모습이 드러났다.
금줄은 망태매치니와 함께 망태기, 지팡이를 한 몸으로 묶고 있었다. 망태매치니는 헬쓱하고 지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놈의 손발은 힘을 잃은 헝겊 같았다. 자별은 등받이 없는 낮은 의자를 가져와 놈의 앞에 앉았다.
자별은 은장도를 꺼내들었다. 전구의 불빛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