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창날이 은황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창끝이 부드러운 살을 가르고 붉은 피를 뽑아내는 순간, 새벽비는 등 뒤의 기척을 감지하고 손을 멈췄다. 만기대사의 지팡이 소리였다.
“뭐라고 했느냐?”
만기대사의 물음에 여태까지 침묵하고 있던 정이 대답했다.
“이건 모두 제 죄입니다. 저들은 살려주십시오.”
“말해 보거라.”
“이들이 자별과 협력하게 한 것, 그리고 사술을 익히게 한 것은 모두 제 뜻입니다. 저는 그 대가로 은황에게 파문을 철회하겠다고 했고 범준에게는 제 지위를 이용해 이 일을 강요했습니다.”
범준이 반박하려 했지만 입이 막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왜 그리 성소화를 고집했느냐?”
“민생을 구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요괴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이들은… 불쌍한 이들입니다. 은황은 외업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동료를 잃어 파문당했으나 그것은 실력이 모자랐을 뿐이지 악의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범준도 가문을 돕는 일이라기에 가문의 처벌이 두려움에도 희생을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