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대사는 다시 싸울 준비를 하며 구덩이 속을 살폈다. 결계를 풀러 간 정은 구덩이 속에 엎어진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흰 옷이 시뻘겋게 젖은 것을 보니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쓰러진 듯했다. 임계대사는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아기의 움직임을 보고 그녀가 실패했음을 알아챘다. 이제 더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마지막 발버둥을 연장하다 목숨을 잃는 것이 전부였다. 임계대사는 남은 내공의 양을 가늠하며, 새벽비와 채전이 달아나는 동안 얼마나 오래 중태를 붙잡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때 누군가가 그들과 중태 사이로 뛰쳐들어왔다.
“오빠, 이제 그만둬!”
은황이었다. 그녀는 배까지 찬 물길을 첨벙거리며 다가오더니 중태의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제발 정신 차려, 오빠가 지금까지 싸워온 이유는 이게 아니잖아?”
은황의 초췌한 몰골을 본 중태는 건조하게 대답했다.
“아, 너도 반인반요지. 너를 죽일 생각은 없다.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라. 너도 곧 요괴의 모습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