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뜨거움. 고통. 그리고… 배신감.
'결국… 전부 거짓이었어. 당신도, 세라도…. 우리 딸 불쌍해서 어떡해..엄마가 미안해..'
모든 것이 암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의 이어짐. 이젠 정말 모든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
희미한 의식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떠올랐다.
죽음의 고요함과는 다른, 축축하고 무거운 침묵.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소름끼치는 추위였다. 이어서 온몸을 감싸는 싸구려 합성섬유 담요의 거친 감촉이 살갗에 스며들었다. 코끝을 찌르는 것은 눅눅한 곰팡이와 먼지, 그리고 희미한 인스턴트커피의 신내였다. 천장의 수도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똑, 똑, 하고 어둠 속에서 신경을 날카롭게 긁었다.
유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에 들어온 것은 펜트하우스의 드넓은 백색의 천장이 아닌, 빗물이 샌 듯 누런 얼룩이 흉터처럼 번져 있는 낡은 옥탑방의 천장이었다.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