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결국 들고 있던 서류 박스를 바닥에 떨어뜨린 것은, 태준과 세라의 모습이 복도 모퉁이로 완전히 사라진 후였다. 와르르 쏟아지는 종이 더미 앞에서, 유진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온몸의 감각이 마비된 듯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의 냉기가 발끝부터 스며 올라왔다. 주변을 지나가던 직원들의 의아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 해. 아주, 아주 조심해야 해.'
방금 전의 날카로운 시선이 망령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적이 된 강태준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위험한 남자였다. 어설픈 복수심만 가지고 섣불리 덤벼들었다가는, 이지은의 몸으로 다시 한번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의 눈빛은 찰나였지만, 그 짧은 순간에 담긴 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사냥감이 함정을 눈치챘는지 떠보는 사냥꾼의 눈빛과도 같았다.
"어머, 지은 씨! 괜찮아요?"
소리를 듣고 나온 김 대리가 ...... [ 크롤링이 감지되어 작품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웹소설 작품은 검색 크롤링이 제한되어 있으며, 사이트에서 직접 작품을 감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