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진의 장례식은, '가족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북적였다.
테라 그룹의 창업주이자 대한민국 요식업계의 아이콘이었던 그녀의 죽음 앞에, 언론의 카메라는 잠시 물러났지만, 정재계의 거물들과 호시탐탐 테라 그룹을 노리는 경쟁사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이 장례식은 슬픔의 애도가 아닌, 세력의 판도를 가늠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현장이었다.
이지은의 몸을 한 유진은, 그 모든 풍경을 유령처럼 지켜봤다. 값싼 검은 원피스 차림의 그녀는, 값비싼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조문객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섬과도 같았다. 장례식장을 가득 채운 진한 백합 향기가 숨을 막히게 했다.
'…지독하군.'
유진은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거대한 기둥 뒤에 몸을 숨겼다. 귓가로는 조문객들의 위선적인 목소리 톤, 억지로 짜내는 울음소리, 그리고 그 사이에서 들려오는 가족들의 진짜 슬픔이 담긴 목소리의 미세한 차이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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